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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 1글 <퍼옴>

파프리캉 10 379

여기...인생이 노름이었던 한 인간의 변명을 시작합니다.
대체적인 이야기는 사실을 바탕으로 썼되 약간의 픽션을 

가미했음을 미리 알립니다. *

레이 하이 꾸독얀 (당신은 외로운 사람이네요).... !
오래 전에, 함께 살았던 말레이시아 화교인 내 부인이 뻔질나게 카지노를 

드나들던 내게 한 말이다.

외로워서 도박을 한다는 말인지, 

도박을 해서 외로운 사람이라고 하는 말인지....그때는 몰랐다.

홍콩 1989년 겨울
연말을 앞두고 도시 전체가 흥청이며 들썩 거렸다.
빅 세일 시즌이기도 했지만,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사람들의 걸음걸이에선 어딘지 

모르게 바쁜 분주함이 묻어 나오기 마련인가 보다.


겨울이 잠깐 짧게 스쳐가는 아열대의 도시이기는 해도 도로의 텅 빈 공간을 뚫고 

불어오는 바다바람은 뼛속까지도 시리게하는 예리한 송곳같은 날카로움이 있었다.
그 차가움이 퀘퀘한 습기에 뭍혀 왼종일 불쾌한 기분을 가시지 않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헌쌍, 우리 내일 마카오엘 가기로 했는데 같이 가지 안을래요?"

점심시간, 얌차(딤섬)식당의 둥근 테이블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는중 여직원 하나가 

큰 눈에 생글생글 웃음을 머금으며 물었다.


같이 앉아 차를 마시던 일행의 시선이 일제히 나를 향했다.
"내일이 금요일이니까 퇴근후에 저녁 페리를 타고 갔다 일요일에 돌아오기로 했는데 

헌쌍 생각은 어때요! 같이 갈 거죠?"


말을 꺼낸 여직원 뿐만아니라 일행 모두가 잔뜩 기대에 찬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다 보고 있었다.
"마카오? 거긴 카지노나 하러 가는덴 줄 알았는데 나는 도박이라곤 ....글쎄!"


본시는 내가 도박을 마다 할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의 동료들이고 

내 과거 한국에서의 전력이 드러나는게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었기에 대답을 대충 얼버무렸다.


"카지노 구경이야 당연하지만 볼 거리도 제법 있어요. 

그리고 대륙아가씨들의 맛사지도 끝내주고...하하하!"


다른 남직원 하나가 얼굴에 잔뜩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능청맞은 시선으로 내게 재촉을 해왔다.

"이런 랍쌉(쓰레기)!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여직원은 웃음진 얼굴에 짐짓 쌍심지를 그리며 말을 꺼낸 남직원을 힐끗 노려보았다.

마카오라....!


홍콩 생활이 일년이 다 되어가고 이젠 차츰 안정이 되어 가면서 가끔은 문득문득 흥미가 

가기도 했던 도시였다.


'대체 도박의 도시라는 마카오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카지노의 노름은 어떻게 다른 것이길래 사람들이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도 못 할 정도로 

미치고 좋아하는 것인지... 그래, 까짓 화투고 포카고 카지노 노름이고간에 다 똑같은 

노름인데 이 참에 한번 구경을 해 봐?'


이렇게 의외의 순간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정이 되어 내일 저녁엔 배를 타고 

마카오엘 가기로 했다.

사무실이 쫑완 대로변에 위치해 있었기에 마타우(홍콩,마카오를 연결하는 고속 페리터미널)

까지는 걸어서 채 이십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였다.

금요일 저녁.
서둘러 퇴근을 하고 우리 일행 여섯명은 어느덧 터보 보트에 몸을 싣고 있었다.


난생 처음 타 보는 공기부양선은 배가 정박해 있을 때에는 파도에 이리 저리 출렁거려 

승선조차도 아슬아슬하니 힘들어 보였는데 막상 출발을 하고나니 별로 흔들림을 느낄 수가 없었다. 

다만 실내에 배여있는 쾌쾌한 습기가 에어컨디셔너의 찬바람에 섞여 코 끝을 파고들며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할 뿐이었다.


한시간 여를 달리던 배는 저녁 어스름녁 야경이 시작될 무렵에야 도착을 했다.
배 안에서 바라다 본 마카오의 첫 모습은 의외로 차분하고도 어찌보면 실망스럽기까지 할 정도로 

상상속에 그리던 카지노 도시의 모습은 아니었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라스베거스의 모습이 너무나 선명하게 화려한 모습이어서 그랬을까.... 

배에서 하선을 하며 나는 내심 쓴웃음이 지어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동양 최대의 도박도시라는 마카오가 고작 이정도 밖에는....!'


긴 이민국의 줄을 지나 밖으로 빠져 나오니 조그만 일본계 백화점인 야오한 빡화꽁시(요한 백화점)와 

쫑꿕쌩(중국성)이라고 이름이 붙은 몇 층 안돼는 높이의 카지노 한 채 만이 붉은 네온 불빛을 뽐내며 

비로소 이곳이 카지노의 도시, 마카오임을 알리는 것 같았다.


"헌쌍, 드디어 마카오엘 왔네요. 꽁헤이 로이 오우문(마카오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내 느낌을 알 길이 없는 남직원은 얼굴을 활짝 피며 처음 발길을 내딪는 내게 디소 과장된 환영의 

인사를 해왔다.


"글쎄 결국은 마카오엘 오긴 왔구나!"


일행들에게 나 역시 짐짓 활짝 제스츄어를 지으며 씽끗 웃어 주었다.
우리가 목표로 했던 포껭(리스보아)호텔까지는 택시로 오분도 채 안돼는 거리였다.
리스보아 호텔!


말로만 듣던 동양 최대의 카지노 호텔은 엄청 화려하고 웅장할 것이라는 당초의 내 예상을 깨고 

삐죽하니 팔각 성냥갑을 몇 개 겹쳐 쌓아 놓은듯한, 외관이 특이한 모양이라는 것 외엔 별다른 

감흥을 주진 못했다.


그러나 어쨌든 난생 처음 와 보는 카지노였다!
당연히 속에서부터 치솟아 올라 오는 긴장된 호기심이 없을 수는 없었다.

"아! 여기가 바로 리스보아 카지노호텔 이로군!"


나는 일행이 들으라는 듯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감탄을 터트렸다.
리셉션의 긴 행렬을 기다려 방 키를 받아 든 뒤 일행은 리프트를 타고 객실로 올라갔다.
십 몇 층 쯤이었을까.


방은 의외로 작았고 실내장식도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이었다. 

다만 높은 전망에서 마카오 바다(주강)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야경 너머 멀리 다리(다이큐)를 지나 타이빠 섬의 희미한 불빛이 이곳이 반도와 섬으로 나뉘어져 

있는 조그만 도시국가 임을 비로소 실감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것이 마카오의 내 첫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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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dfdsf  
오~~~감사감사
겜블링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노보노  
정독하였습니다. 다음편 기대해 봅니다
인간병기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잘보고 갑니다
중독된사랑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말죽거리잔혹사  
잘 읽고 갑니다
고인돌가족  
카지노매니아  
잘 읽고 갑니다~!!
써니  
필력 진짜 좋으시네요 ㅎㅎ
사랑과야망  
다음 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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